Bethune 기념관(Gravenhurst, ON)

Muskoka lakes를 구성하는 타운들 중 하나인 그레이븐허스트(Gravenhurst)를 방문했다가, 우연히 발견한 Bethune 기념관을 소개하려 합니다.

Gravenhurst에서 출발하는 segwun 증기 크루즈를 타기 위해 가다가 한적한 주택가에 있는 Bethune Memorial House National Historic Site을 발견하고 들어가 보기로 했답니다. 사실, 온타리오 어느 타운을 가든 작은 박물관 하나씩은 있기 마련이지만, 특별히 이곳이 저의 눈길을 끈 것은 밖에 걸린 깃발 때문이었답니다.

 

기념관 앞에서 펄럭이는 깃발

약간의 입장료(5불 이하)를 내고 들어가 보았습니다. 밖에서 볼 때는 아주 작은 건물에 불과했지만, 작은 공간에 비해 내부는 꽤 알차게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이곳은 Henry Norman Bethune이라는 의사의 삶과 업적을 기리는 기념관이었는데요, 그의 생가가 바로 이 기념관 옆에 붙어 있어서 기념관의 한 부분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Henry Norman Bethune의 생가

 

 

 

제가 들어가 보고 알아낸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Henry의 아버지는 이곳 한 교회의 목사였고, 이 집은 그 교회의 목사 사택이었는데 Henry가 이곳에서 태어났던거죠. Henry는 후에 토론토대학에서 공부한 후 외과의사가 되어 스페인 내전과 1,2차 대전에도 참전하여 많은 부상자들을 치료했고, 무엇보다도 생애 말기 2년 동안은 모택동이 이끄는 중국 공산당의 야전 군의관으로 전쟁에서 부상당한 중국공산당 군인들을 위해 봉사하다가, 수술 중 자신의 손가락을 베는 바람에 패혈증에 걸려 49세의 젊은 나이에 죽고말았습니다.

그가 중국에서 보낸 시간은 비록 2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불과했지만, 그 기간 동안 그가 보여준 중국 사람들에 대한 사랑과 희생(군인들과 똑같은 조건에서 살고, 누구보다 더 많은 시간을 일함), 그리고 그 당시 북미의 선진의술을 후학들에게 가르쳐 현지인 의사들을 양성한 것 등이 중국 사람들에게 길이 남을 영웅으로 기억되게 한 것입니다.

어떻게 캐나다 의사가 중국 공산당을 위해 일하게 되었는지 궁금하시죠? 저도 그게 가장 큰 의문이었으니까요.

먼저, Henry 자신이 공산주의자였습니다. 한국 사람이라면 ‘공산주의자’에 대해 다소 거부감을 느끼고 계실테지만, 사실 공산주의는 이상적으로는 아주 훌륭한 사상이어서 1900년대 전반부 지식인들에게는 아주 매력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세계공산당의 발전과정에서 보면 전세계 공산주의자들이 대동단결하여 세계의 공산화를 이루어가야 한다고 하면서 Internationalism을 주창했던 때가 있었는데, Henry 역시 이러한 생각에 동조했기에 중국의 공산화를 위해 자신의 삶을 헌신하기로 했던것이죠.

그가 죽고 나서, 모택동은 그를 위해 아주 긴 추도문을 썼는데 이 글은 후에 모택동이 권좌에 앉은 후 학교 커리큘럼의 일부가 되어 이 때 학교를 다닌 중국인들은 이 글을 다 외웠어야 했다고 합니다.

모택동의 글은 Di Tiegang이라는 사람이 80여 시간에 걸쳐 다시 써서 2011년에 Bethune Military Medical College of the People’s Liberation Army of China가 Bethune 기념관에 보내왔다고 합니다.

 

모택동 추도사의 영문 번역

그래서 그런지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모두 중국인들이었어요.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가족단위로 온 중국인들이 여럿 있었거든요.

Henry Norman Bethune이 중국에 영웅적인 일을 한 것처럼, 한국에 좋은 일을 한 캐나다인들도 여럿 있습니다. 이들 중, 기억나는 한 분은 스코필드 박사입니다. 스코필드 박사는 한국에서는 독립운동가 34분 중 한 분으로 추앙되고 외국인 최초로 국립묘지에 매장될 정도로 추앙될 정도로 인정받고 있는 분입니다. 수의학자였던 그의 훌륭한 뜻과 삶을 기리기 위해 이곳 토론토 동물원 내에 그의 동상을 건립하고 한국정원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아직 저는 가보지 못했네요. 이제는 아이들도 다 자라 동물원에 갈 일이 없어졌지만, 스코필드 박사의 동상과 한국정원을 보기 위해서라도 동물원에 한 번 가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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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tine
Christine

영한번역을 하고 '캐나다 여행과 은퇴 이야기' 공동 설립자로서 남편과 함께 열심히 여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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