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뻥! 그리고 그후

지금까지는 원인을 말씀드렸습니다. 이제는 곧 나타날 결과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여러분, 과연 이런 어마어마한 거품이 터지지 않고 계속 지속될 수 있을까요? 없습니다.

당국자들은 그렇게 만들 자신이 있다고 하지만 실은 그럴 방법이 없습니다. 정부와 중앙은행은 진퇴양난에 빠졌고 거기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그냥 파국(뻥!)으로 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럴 조짐(예: yield curve inversion)은 이미 많이 나타나고 있고요. 그 중 핵심은 일반적 가격 인플레이션입니다.

사실 자산 가격 인플레이션이야 좋은 소식으로 받아들입니다. 주식과 부동산을 가진 사람들은 그 가격이 올랐기 때문에 부자가 되었다고 좋아합니다. Wealth effect 때문에 돈도 펑펑 쓰면서 정부와 중앙은행이 경제 운용을 잘 한다고 칭찬합니다. 그런데 일반적 가격 인플레이션이 일어나면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식료품 가격이 작년보다 10% 오르고 주택 임대료가 15% 오르고 자동차 기름값이 20% 오르면 가난한 사람들로서는 대책이 없습니다. 설령 임금이 5% 오르더라도 뛰는 물가를 도저히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삶이 너무 팍팍해지고 불만이 커집니다. 그래서 결국 현정부에 부담이 됩니다. 선거에서 지게 될 테니까요. 그래서 (자산가격 인플레이션이 아닌) 일반적 가격 인플레이션은 중앙은행과 정부가 두려워합니다. 가격 상승에 고통을 당하는 국민들의 아우성이 위험 수준에 이르게 되면, 결국 정부와 중앙은행은 완화적 정책을 자제하거나 뒤집어서 어느 정도 긴축적 정책을 펼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처음부터 완화적 정책 자체를 펴지 말았어야 합니다. 완화적 경제 정책 때문에 자연스런 불황이 잠깐 왔다가 지나가는 대신 큰 거품을 만들었고 이 거품을 꺼뜨리지 않으려고 더 강력한 완화정책을 펴다가 이 지경이 된 것이니까요. 그러나 거의 20년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완화적 정책을 중단하고 지불준비율의 가파른 상승과 양적 긴축 정책을 펴나가야 합니다. 정부는 흑자재정을 운영해서 돈을 걷어들이거나 최소한 재정적자의 폭을 줄여야 합니다. 물론 위의 어느 정책도 인기가 없죠. 시장 참여자들이 아우성을 치고 세금을 부담하는 국민들이 아우성을 치고 정부 기관들은 자기네 예산을 줄이면 나라가 망할 것처럼 난리를 칩니다. 그 결과, 인플레이션이 이렇게 심한데도 도대체 중앙은행이고 정부고 방향 선회하는 것을 볼 수가 없습니다. 아래 그래프를 좀 자세히 보십시오. 얼마나 기가 막히는지. 이러고도 위기를 피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저는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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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그래프에서 주황색 선은 소비자물가지수(CPI)이고 제일 아래 빨간 선은 중앙은행의 지불준비율(Fed rate)입니다. 인플레이션은 치솟는데 그래프 작성시점인 2022년 2월 현재까지도 지불준비율은 0%입니다. (그 다음 달은 3월에 (무려!!???) 0.25% 인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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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그래프는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 추이 그래프입니다. 풀린 돈을 재정정책 조정을 통해 걷어들일 의사는 보이지 않습니다.

계속 치솟는 인플레이션 때문에 언제까지 이자율을 낮추고 있을 수는 없어서, 즉 아우성치는 국민들에게 눈치가 너무 보여서 마침내 중앙은행이 이자율을 조금씩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생각해 보세요. 인플레이션이 이렇게 심한데 대체 왜 중앙은행은 이자율을 여태 안 올리고 있다가 이제서야 올리는 것일까요? 올린다고 경고하기 시작한지가 한참 되었는데 왜 여태 올리지 않고 있다가 이제서야(2022년 3월) 겨우 눈꼽만큼(0% -> 0.25%) 올린 것일까요? 왜 한 번에 3-5% 왕창 올리지 못할까요? 왜 1970년대처럼 20%까지 올리지 못할까요? 그걸 이해하시면 이 위기를 꽤뚫어 보시는 겁니다.

만약 중앙은행이 저렇게 공격적으로 이자율을 올리고 또 양적 긴축(quantitative easing)도 지금 예고하는 대로 팍팍 진행해 나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산더미 같은 부채를 지고 겨우 이자만 갚고 있던 가계와 기업들은 어떻게 될까요? 이자를 갚지 못해서 파산하겠죠. 부동산과 주식도 폭락하고요. 전체의 20%에 달한다는 좀비 기업들이 파산하면 거리는 실업자로 넘쳐나겠죠. 장밋빛 분위기가 싹 사라지고 갑자기 살벌하고 냉혹한 분위기로 바뀌겠죠. 사회불안과 범죄가 증가하겠죠. ㅠㅠ 이게 다가올 먹구름의 실체입니다.

그래서 현재 이렇게도 인플레이션이 높은데도 그에 걸맞게 과감하고 적극적인 긴축정책을 펴지 못하는 겁니다. 그렇다고 인플레이션을 내버려두면 걷잡을 수 없이 상승할 테니 가만히 둘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계속 인플레이션은 없다, 일시적이다, 이제 정점을 찍었다, 우리가 잡을 수 있다, 잡을 것이다 하는 식으로 계속 말만 하는 겁니다. 그러면서 실제 하는 행동은 인플레이션을 잡는 흉내만 아주 조금씩 내는 겁니다. 이 점을 이해하시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이러다 어떻게 될까요? 결국은 자산시장의 폭락과 경기 급랭으로 이어질 겁니다. 이자율을 아무리 천천히 올리고 양적 긴축을 아무리 천천히 해도, 가계와 기업과 정부의 부채가 너무 크기 때문에 결국 얼마 못가서 그 부채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비유하자면, 빙산을 향해 천천히 가고 있는 타이타닉이 방향을 틀지도 못하고 트는 척만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다… 쾅!

그 시점이 언제일지 저는 정말 모릅니다. 아마 아무도 모를 것입니다. 저 같은 사람은 아예 예측하려고 시도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사태의 심각성과 방향만 (두려워 떨며) 느낄 수 있을 뿐입니다.

 

브라이언이 드디어 어두운 얘기 다 끝냈구나, 지금부터는 밝은 얘기 하겠지 하실 분이 계실 겁니다.

아닙니다. 유감스럽게도 어두운 얘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는 앞으로 일차적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 말씀드렸고, 지금부터는 위와 같이 꽝! 하는 사태가 일어난 다음은 또 어떻게 되나 하는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그게 더 어둡습니다. ㅠㅠ

몇 달 뒤의 일도 잘 모르는데 어떻게 그렇게 먼 미래까지 알 수 있으며 그런 것 가지고 미리 걱정해야 하느냐고 하실 분도 있겠지만 들어보시면 생각이 달라질 겁니다.

위와 같은 시장폭락과 경기침체가 나타나면 정부와 중앙은행은 어떻게 행동할 것 같습니까? 가만히 있을 것 같습니까? 그냥 불황을 견디다 보면, 충분히 오래 고생하다 보면 마침내 호황 국면으로 넘어갈 것이니 다 같이 참고 견디자고 국민들에게 말할 것 같습니까? 이번 불황은 우리가 잘못해서 생긴 것이니 다른 당 대통령 뽑으시면 앞으로는 호황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선거를 포기할 것 같습니까? 결코 그러지 않을 것입니다.

불황과 경제위기를 넘기는 법을 이미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니 지금까지 하던 대로 또 할 것입니다. 즉, 통화량을 더더욱 증가시키는 것이죠. 지금 주식, 부동산 할 것 없이 모든 부문에서 거품이 워낙 크기 때문에 폭락과 불황의 골도 그에 비례해서 깊을 것입니다. 따라서 그 폭락과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와 중앙은행은 정말 천문학적인 돈, 듣도 보도 못한 액수의 돈을 찍어낼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 팬데믹 때 풀었던 돈은 아이들 소꼽장난처럼 보일 것입니다. 그 액수를 20조 달러는 될 것이라고 짐작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럼 어떻게 될까요? 그렇게 많은 돈이 풀리면 위기가 극복되고 호황 국면으로 들어갈 수 있을까요? 제 생각에는 일단 급한 실업문제는 해결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부채가 너무 커서 이자율을 많이 올릴 수 없고 돈은 천문학적인 액수가 풀렸으므로 지속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것입니다. 지금처럼 일이년 동안 나타나는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적어도 (무슨 더 큰 일이 생길 때까지) 5년 이상 지속되는 두자릿 수 인플레이션… 그건 가히 인플레이션 시대의 도래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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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yan
Bryan

의학문서 번역가와 온라인 비즈니스 전문가로 살고 있습니다. 행복한 번역가 배움터, 브라이언의 캐나다와 행복 이야기, 느린 삶이 주는 평화 등의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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