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돈을 얼마나 벌어야 행복해지나

돈을 나의 행복을 지키고 상당한 정도로 증진시키는 도구로 잘 사용하려면 어느 정도의 로드맵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막연히 부자가 되겠다는 생각만 가지고 있지 말고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는 것이 훨씬 더 추진력이 생길 테니까요. 또 돈이 채워줄 수 없는 것이 많은데 돈만 많으면 뭐든지 다 해결되고 충족될 줄 착각하여 짧은 인생을 낭비하는 것도 방지할 수 있을 테니까요.

한 10년 전쯤에 미국의 어느 대학에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돈과 행복의 상관관계를 제시했습니다. 간단히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 돈이 없으면 아주 불행하게 느낀다.
  • 소득이 증가할 수록 조금씩 더 행복하게 느낀다.
  • 소득이 연 5만불에 이르기까지 행복감도 비례적으로 증가한다.
  • 소득이 5만불을 넘어서면, 소득 증가 속도에 비해 행복감의 증가 속도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위의 결과는 어찌보면 어느 정도의 경험과 상식이 있으면 짐작할 수 있는 뻔한 내용입니다. 좀 더 실감나게 일년에 2만 불을 버는 A씨를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집값 비싸고 렌트도 비싸고 물가도 비싼 곳에 살면서 연 소득이 2만불이라면, 당연히 행복하다고 느끼기 힘들겠지요. 밥을 굶지는 않겠지만 아마도 매월 집세 내기가 버거울 것입니다. 차는 아마도 없을 것이고, 그래서 늘 대중교통을 이용하다보니 불편하고 시간이 많이 걸릴 것입니다. 저축을 하려고 애를 써보지만 매날 남는 돈이 거의 없을 것입니다. 친구를 만나 외식하는 것도 부담스럽고 어디 제대로 휴가를 다녀오기도 힘들 것입니다. 대신 밤낮 없이 일에 매달려 살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 상황이라면, 행복의 다른 조건들(건강, 관계 등)을 많이 갖추고 있더라도 행복하다고 느끼기가 힘들겠지요. 그런 사람의 소득이 4만불로 증가하면 어떨까요? 아마 사는 것이 확 달라질 것입니다. 다른 조건은 같더라도 일단 돈이 없어서 당하는 여러가지 어려움들이 없어지기 때문에 A씨의 행복감은 급격히 증가할 것입니다. 5만불이 되면요? 당연히 더 행복해지겠죠. 이제는 조금씩 저축할 여유가 생길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 작은 변화가 A씨의 삶을 눈에 띄게 바꾸어 줍니다. 3만불에서 4만불로 또 5만불로 소득이 오르는 동안 A씨의 행복도는 거의 비례해서 증가합니다.

그런데 소득이 10만불로 증가하면 어떻게 될까요? A씨의 소득이 2만불에서 4만불로 증가했을 때만큼 행복도도 증가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일단 행복도가 증가하긴 합니다. 하지만 소득이 2만불에서 4만불로 증가했을 때만큼 행복도가 증가하지는 않습니다. 돈이 다가 아니니까요. 소득이 10만불에서 20만불로 뛰면 어떨까요?  마찬가지입니다. 일단 행복도가 증가하긴 하지만 5만불에서 10만불로 소득이 증가했을 때만큼 행복도가 증가하지는 않습니다. 이것이 그 연구의 내용입니다.

이렇게 상식적으로 짐작할 수 있는 내용이지만 그래도 이 연구는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우리가 짐작할 수 있는 내용을 확인해 주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에 그보다 더 중요한 기여는, 행복도의 증가 속도가 바뀌는 변곡점을 구체적으로 확인해 주었다는 점입니다.

5만불이라는 숫자의 중요성은 이렇습니다.

일단 소득이 5만불 미만인 사람은, 행복 증가를 위해서는 소득 증가에 힘을 써야 합니다. 다른 것을 무너뜨리지 않는 범위에서는 돈을 더 많이 버는 것을 최우선 순위로 삼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이지요. 일단 5만불에 도달한 후부터는 사람마다 선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별로 힘들이지 않고도 소득을 10만불로 늘일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 과정이 너무 힘들다면, 혹은 그러다가 건강을 해치거나 관계에 금이 간다면, 그것이 현명한 선택이 아닐 수도 있겠지요. 그래서 결국은 내게 적당한 소득 수준은 얼마인지 판단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의 소득은 얼마이며, 얼마가 최적의 소득인 것 같습니까? (다다익선이라고 대답하는 사람은 지금까지 제가 손가락 아프도록 타이핑한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하신 분..)

자,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위의 연구는 꽤 오래 전 연구입니다. 연구 결과의 핵심은 변하지 않았지만 5만불이라는 숫자는 이제 달라졌습니다. 인플레이션 때문입니다. 작년에 제가 본 숫자에 의하면 이제 그 행복 변곡점이 미국 달러로 5만불이 아니라 7만 5천불이더군요. 환율을 적용하면 캐나다 달러로는 9만 5천불 정도 됩니다. 앞으로 몇 년 뒤에는 또 많이 증가해 있을 것입니다.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다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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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yan

의학문서 번역가와 온라인 비즈니스 전문가로 살고 있습니다. 행복한 번역가 배움터, 브라이언의 캐나다와 행복 이야기, 느린 삶이 주는 평화 등의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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