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한 이년 절필했었습니다..
여러 가지 일이 있었지요. 일단 팬데믹 때문에 여행을 중단하면서 쓸거리가 없어진 탓이 큽니다. 쉽게 그리고 신나게 쓸 수 있는 글감이 떨어진 것이죠.
하지만 그보다는 개인적으로 마음과 생각을 정리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평생 몸 담은 교회를 떠난 것은 어찌보면 제 삶에서 가장 큰 변화일 것입니다. 결행하기 전에도 생각을 많이 했지만 결행한 후에도 정리하고 적응하고 새로 배우고 생각하고 확립해야 할 일이 참 많았습니다.
당장 주말이란 긴긴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부터 달라져야 했으니까요. 평생 반복되어왔던 리듬을 깨고, 새로운 생각과 활동과 의미로 그 시간을 채우는 일이 결코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리고 제 삶과 세상 돌아가는 일을 매일 비종교적 눈으로 다시 바라보고 새로 해석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제게는 그것이 참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야말로 어린 아이가 걸음마 배우듯 인생을 다시 배우는 것 같았습니다. 가슴 설레는 측면도 있지만, 마음이 많이 혼란스러웠고 생각해야 할 주제들이 너무 무거워 압도 당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 배움에 어디 끝이 있겠습니까만, 이제 조금 정리가 되어가는 듯해서 그런 정리를 촉진하기 위해, 저 자신을 위해서라도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하려고 합니다.
당분간은 돈과 행복에 대해 좀 많이 쓰려고 합니다. 이제 와 돌이켜보면, 가장 중요한 주제인데도 제대로 마주하고 공부를 해보지 않았던 주제인 것 같아서 그렇습니다. 실은 바로 이것이 저의 지난 삶과 지금의 내면을 들여다보다가 화들짝 놀란 부분입니다. 그래서 제가 쓸 글에는 조금은 때늦은 후회가 담겨 있습니다. 그러나 달리 생각해 보면 오늘날은 100세 시대라 결코 늦지 않았습니다. 아니, 늦었더라도 하는 수 없죠. 지금이라도 정신을 다듬고 차분히 잘 대응해 나가야지요. 그래서 돈과 행복, 그 얘기를 좀 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