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릴리아에서 마리포사(Mariposa) 다음으로 좋은 평가를 받은 카페 마크 IV 브라더스(Mark IV Brothers, 줄여서 MIVB)를, 꽤 쌀쌀하지만 햇살이 눈부신 어느 겨울 날 남편과 함께 방문했습니다. 주소만 가지고 GPS를 의지해 찾아갔는데 깊숙한 주택가에 위치한, 주택을 개조한 듯 보이는 아담한 카페가 눈 앞에 나타났어요. (하지만, 아쉽게도 밖에서 본 모습을 찍지를 못해 아래 사진은 인터넷에서 퍼 왔어요.)
주택가에 있던 컨비니언스(편의점)를 개조한 탓에 주차 공간이 부족하여 할 수 없이 조금 떨어진 집 앞에 주차를 하고 걸어서 들어갔어요. 자그마한 공간에 소파와 테이블이 가운데에, 좁고 긴 나무 테이블과 나무 의자는 창가에, 그리고 4-5개의 다이닝 테이블과 의자가 안 쪽 공간에 배치되어 있었어요.
그리고, 수많은 LP판을 보유하고 그것으로 음악을 들려주고 있었구요, 기타와 피아노도 안쪽에 자리해 있었어요. 주말마다 여러 뮤지션들이 찾아와 라이브 공연을 한다고 하네요.
우리를 반갑게 맞아준 바리스타는 젊은 아시아인 남성이었어요. 인사를 하고 어디에 앉을까 서성거리며 남편과 얘기를 주고 받는데 갑자기 그 바리스타가 “한국분이세요?”라고 묻는거예요. 아, 이렇게 반가울수가! 사실, 오릴리아라는 백인 중심의 작은 타운에서 한국 사람을 만나기란 쉬운 일이 아니지만, 가끔 위너스나 달라스토어에서 한국말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도 아는채 하는게 어색해서 그냥 모른채 하고 지나가게 되더라구요. 하지만 좋은 평가를 받았기에 애써 찾아온 카페의 주인이 한국 사람이라니까 왠지 뿌듯하여 반가운 마음이 드는거였어요.
젊은 한국 남성이었지만 친근한 분이라 카페를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술술 얘기해 주셨어요. 그의 말을 빌리자면, 오랫동안 그곳에서 컨비니언스를 운영해 오시던 부모님께서 은퇴하여 토론토로 가시게 되면서 약 2년전인 2016년에 자신이 그곳을 물려받게 되었답니다.
그 당시 마약과 폭력 등에 많이 노출되어 있던 지역 청소년들을 위해 문화와 휴식 공간을 만들어 주고 싶어 카페를 생각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비록 2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지역사회를 위한 공로를 인정 받아 상까지 받았다나요. 정말 대단하죠!
저희가 찾았던 때는 평일 오후였는데도 젊은 손님들이 끊이지 않고 계속 들어왔어요. 그 중 많은 손님들은 주인과 친숙한 단골인 듯 보였어요. 이 곳을 운영하는 주인은 젊은 부부였는데, 4명의 스탭들이 더 있어서 돌아가면서 자리를 지킨다고 해요.
카페 이름의 유래를 물어보니 Mark IV는 1차 대전 때 사용된 튼튼하고 멋진 전차의 이름인데 여기에 Brothers를 덧붙여서 만들었다고 해요. 그러고 보니 4명의 남자들이 함께 운영하는 멋진 카페의 이름으로 잘 어울리네요!
컨비니언스를 카페로 개조하는 작업도 주인이 직접 했다고 해요. 그래서인지 내부가 아주 현대적이라기 보다는 컨츄리 스타일의 푸근한 분위기에요.
재미있게도 스낵 코너에는 한국 라면이, 냉장고에는 김치가 있었어요. 또한 곳곳에 컨비니언스의 잔재처럼 보이는 캔, 사탕, 토마토 소스 등도 있었는데, 짐작컨대 이 곳이 컨비니언스였던 것을 기억하는 손님들을 위한 배려가 아닌가 생각되어요.
카페의 분위기는 조용한 음악이 흐르고, 앉아 있는 손님들도 조용히 대화를 하거나 책을 보는 등 전체적으로 아주 차분했어요. 활기차고 들뜬 분위기 보다는 조용하고 고즈늑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분들께 적극 추천하고 싶어요!
Orillia, ON L3V 3K2, Canada